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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브더플래닛

태양광 폐패널의 재활용 기술과 문제점

태양광 폐패널 발생의 배경과 증가 추세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과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에 따라, 태양광 발전은 빠르게 보급되고 있다. 우리 역시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탄소중립 2050’ 전략에 따라 태양광 설비 용량을 꾸준히 확장 중이다. 하지만 태양광 모듈은 일반적으로 약 25~30년의 수명을 가지며, 2010년대 초반부터 태양광 설비들이 설치되었기 때문에, 2030년 이후부터는 대량으로 폐패널이 발생될 전망이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2050년까지 전 세계에서 약 7,800만 톤의 태양광 폐패널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환경부 역시 2032년경부터 연간 수만 톤 단위의 폐패널이 본격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는 자원순환 문제와 동시에 환경오염의 잠재적 위험을 안고 있으며, 폐패널 재활용 시스템의 빠른 구축과 선제적인 기술적 대응이 시급다고 하겠다.

 

태양광 폐패널의 재활용 기술과 문제점

 

태양광 폐패널의 구성과 재활용 기술

태양광 패널은 일반적으로 강화유리, 알루미늄 프레임, 실리콘 셀, , , 구리 등의 다양한 소재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 유리와 알루미늄은 재활용이 비교적 쉬운 반면, 셀 내부의 은, , 실리콘 등은 복잡하게 접합되어 있어 분리와 회수에 상당한 기술력이 필요하다. 현재 상용되고 있는 재활용 방식은 기계적 분쇄, 열분해, 화학적 처리이다.

기계적 분쇄는 파쇄와 선별을 통해 금속과 유리를 분리해내는 방식으로, 공정은 단순하지만 회수율이 낮고 세부 소재의 분리가 어렵다. 열분해는 고온에서 유기물을 제거하고 유가 금속을 회수하는 방법이며, 화학적 처리는 산이나 알칼리 용액을 이용해 실리콘과 금속을 추출하는 방법이다. 이 기술들은 각각 장단점이 있으며, 현재는 이들을 조합한 하이브리드 공정이 연구되고 있다. 그러나 재활용 시장 자체도 작고 실익도 적어 더 발전시키기에는 여전히 걸림돌이 많다.

 

재활용의 경제성 문제와 제도적 공백

태양광 폐패널 재활용 기술은 존재하지만, 경제성의 한계가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폐패널에서 회수할 수 있는 은, 구리, 실리콘 등의 금속은 양이 적고, 분리·정제 과정에 들어가는 비용이 수익보다 큰 경우가 많다. 특히 실리콘은 결정구조가 손상되어 고품질 재사용이 어렵고, 은이나 납의 추출도 복잡한 공정을 필요로 한다. 또한 재활용 인프라가 아직 충분히 구축되지 않아 운송과 처리 비용이 가중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23년부터 일부 지역에서 폐패널 회수 시범사업이 시작되었지만, 민간 주도의 처리 시스템은 아직 미비하며 전국 단위 통합관리 체계도 부재한 실정이다. 유럽연합(EU)WEEE 지침을 통해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를 적용하고 있지만, 우리는 아직 이에 상응하는 강제력 있는 제도가 없다. 이로 인해 폐패널이 일반 폐기물로 처리되거나 방치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환경 위해성과 지속 가능한 해결 방향

태양광 패널이 친환경 에너지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만큼, 그 폐기와 재활용 과정에서의 환경 위해성은 역설적으로 보인다. 일부 패널에는 납이나 카드뮴텔루라이드(CdTe)와 같은 중금속을 포함하고 있어, 그냥 매립하게 되면 토양과 수질 오염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러한 위해성을 줄이기 위해서는 생산단계에서부터 유해물질 저감 설계를 적용하고, 폐기 단계에서는 전문 처리 인프라와 규제 체계를 갖춰야 한다.

더불어 폐패널을 단순히 폐기 대상으로 보지 않고 자원화 가능한 재생소재로 인식하는 새로운 순환경제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태양광 모듈의 소재 자체를 재활용 친화적으로 설계하거나, 전 모듈을 분해 가능한 구조로 만드는 기술도 개발되고 있다. 이를 통해 단순한 재활용을 넘어 전 생애주기적 관리로의 전환이 태양광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관련 기술의 고도화를 위한 정부와 민간 모두의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가 필수적으로 선제되어야 할 것이다.